비가 내리는 일요일
내는 묘사(시제, 묘제)에 참석해야 되는데
초등학교 친구 놈은 며느리 본단다.
간다고 말은 했는데…….
할 수 없이 축의금만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비가 많이 오는 것 같아 제수를 제실에 차려놓고 묘제를 올렸는데
절을 30번 넘게 하고서야 겨우 마무리 되었다
참석 안했으면 오늘 신나게 욕먹을 뻔 했다.
휴우~ 다행이다, 비오는 날은 많이 안 오잖아
실내에서 하니까 또 누가누군지 다 알게 되니까…….
이것 참 정성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 조상께 송구하기 그지없다
묘제 끝나고 친구에게 전화하니까 노래방에 있단다.
얼굴한번 보자고 오란다.
내 맘하고 똑같다.
가니까 난리 부르스다
멀리서 잊지 않고 와 주었다고…….
짜식 들이 내가 보고 싶어 갔는데 지네들이 와 난리 부르스 치노?
내가 스킨십하고 바디렝궤지하고 난리 부르스 쳐야 되는데…….
어째 거나 무지 반갑다 친구야!!!
반갑다고 노래도 불러야 된단다.
안 하려고 요리조리 빼도 막무가내다
할 수 없이 불렀는데 두곡이나 그것두 2절까지…….
판 다 깬다! 판 다 깨…….술 쳐 묵고 불러야 덜 부끄러운데…….
씨 다음에는 술 안 묵거든 노래 좀 시키지 마라
운전때문에 한잔도 못했다 아이가
술 안 묵고 노래 부르기는 요 근래 처음이네…….
경옥이가 노래 부른다
노래제목이 무조건이다
가수 박상철의 노래인줄 알았는데……아니네?
야!! 경옥아 니 이뻐졌다!!!
♬ 무조건 / 태민
언제 내가 당신 사랑하면서 조건이 있었습니까
당신은 나에게서 무엇을 원하십니까
사랑이란 이름으로 목숨을 걸었습니다
당신께 조건없이 내 모든 것 다 드려요
사랑해요 무조건
언제 내가 당신을 사랑하면서 조건이 있었습니까
당신은 나에게서 무엇을 원하십니까
사랑이란 이름으로 내 인생을 맡겼습니다
당신께 조건없이 내 모든 것 다 드려요
사랑해요 무조건~
어떻게 11월달은 친구들 잔치 세 번이나 있었는데 한 번도 참석 못하고
다 축의금만 전했네.
미안하다…….친구야
개뿔도 바쁜 것도 없는데 일이 주말마다 겹치네그려.
다음에는 꼭 참석하고 말거야 라고 속으로 생각해 두었단다.
그러니 섭섭하게 생각지 말고
다음에 큰일 칠 때도 나 빼먹지 말고 연락 하거레이~
그라고 다들 잘 갔제?
송년모임 때 다시 만나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