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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부 정병설의 권력과 인간 - 한중록, 거짓의 기록인가 역사의 기록인가
"사도세자의 비이자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그녀가 쓴「한중록」처럼
그 내용의 진실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기록은 아마 드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한중록」은 ‘소설’이 아니라는 것!
‘소설’이 ‘시중에 떠도는 자잘한 말과 글’이라면
혜경궁 본인이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쓴「한중록」이야말로 사실의 기록인 것이다.
또 다른 오해는「한중록」은 개인의 이해관계로 쓴 거짓을 꾸민 책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학계에서「한중록」을 불신하는 근거로 사용되었던 내용들은,
최근에 다른 사료들의 발견을 통해 모두 사실로 확인되었고
이에 따라 「한중록」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졌다.
「한중록」을 두고「조선왕조실록」과 다른 부분이 많다면서
거짓의 기록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료를 제대로 읽지 못한 데서 비롯된 잘못된 주장이라는 게
정병설 교수의 의견.
1758년 음력 8월 1일에 있었던 영조의 능행을 예로 들면,
「조선왕조실록」과「승정원일기」에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와 함께 명릉으로 능행을 나갔다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살펴보면,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로 옷이 젖어 몸이 아픈 사도세자를 보고,
영조는 아들을 얼른 궁궐로 돌려보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한중록은 어떨까?
「한중록」에도 역시 이 날의 일이 적혀 있는데.
비 온 것은 다 세자 탓이니 돌아가라고 했다는 영조의 말과 함께,
꾸짖는 아버지 영조에게 상처 받은 사도세자는
경기도 감영의 창고에서 막힌 기운을 풀고서야 돌아올 수 있었다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다.
이처럼「한중록」은 공식기록인「조선왕조실록」과「승정원일기」와 같은
‘사실의 기록’인 동시에,
여러 이해관계에 얽혀 차마 담지 못하고 있는 부분까지 적은 ‘보완의 기록’인 것이다.
한 사람의 개인사이자,
18세기 조선의 정치사, 그리고 궁중 여인이 쓴 여성사 <한중록>에 대한 이야기가
정병설 교수의 권력과 인간 1 <한중록, 거짓의 기록인가 역사적 기록인가> 편에서
흥미롭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