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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십하고도 칠년 전 내 나이 방년 스물여덟
서른이 되면 노총각 딱지가 붙을 때
방년이라고 하니까 우습지만
추억 속에 묻어 있는 내 젊은 날의 초상이었고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렌다는 청춘예찬의 호시절이었다.
(말 하자면 일 3회 섹스 정도는 문제 없다는 뜻
그만큼 젊었다는 뜻도 되고 아무튼 그립다 그 시절이
축구 전 후반 90분 뛰고도 힘이 남아 돌고 있었는데...)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너 혼자 지키려는 순정의 등불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아내의 나갈 길을 너는 지켜라
구름에 쌓인 달을 너는 보았지
세상은 구름이요 홍도는 달빛
하늘이 믿으시는 내 사랑에는
구름을 걷어주는 바람이 분다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맴도는 홍도는 달빛순정
장독대 옆에 붉게 피는 맨드라미 같은 수수한 그 여자.
일남사녀중 막내인 그 여자를 홍도라 부르기로 한다.
붉은 맨드라미그 여자 홍도네 집에서 맞선 보던 날...
보통은 다방이나 커피숍에서 선을 보게 되는데
커피 값은 주로 남자가 부담하는 시절
여자네 집에서 선을 본다는 그 자체는
양가 어른들 사이에는 벌써 혼담이 오고간 비중 있는 자리
당사자들의 의사는 하나의 과정 일뿐
선택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거의 성사된 단계나 다름이 없는 상황인데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한 체 그냥 덤덤히 무 덤덤히
그렇게 선을 보았는데 그 여자 홍도네 집에서.....
(예나 지금이나 분위기 파악도 제대로 못하는 허덮함은
아마 타고난 열성 인자의 배합 같다.
쿵! 하고 소리가 나면 담넘어 호박 떨어지는 소린줄 알아야 되는데
내는 띵인지 된장인지 구별도 못하는 흐리멍텅하고 치사하고
그리고 더러운 성질에다 술만 쳐 묵으면 횡설수설에다
철 퍼덕 아무데나 나자빠져 자는 야생의 습성까지 버리지 못하고 있었으니...
아! 모진 세월, 요 모양 요 꼴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 왔는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기만 하다.)
끝내는
막걸리 몇 사발에 자제력을 상실하고야 마는데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로 이어 졌고
젓가락 장단에 춤까지 춰가면서 완전히 맛이 간 호모 사피엔스?
![젓가락](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exticon71.gif) ![젓가락](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exticon71.gif) ![젓가락](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exticon71.gif) ![~](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28.gif) ![꺄오](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61.gif) ![꺄오](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61.gif) ![~](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28.gif) ![ㅎㅎ](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ㅎ](http://cafeimg.hanmail.net/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아시다시피
수십년이 지난 지금의 내 노래, 내 춤, 내 술 실력이
요정도 밖에 안되는데
그때 홍도네 집에서
취해 부르는 홍도는 순전히 내 흥에 겨워 불렀었니
노래 따로 춤 따로 누가 보거나 말거나 가히 가관이었겠지?
손위 동서, 손위 처남 될뻔한 사람의 막걸리 잔에
한잔에 한잔 더 하다 보니
그리고는 술이 취해 맞선 보던 그 날 그 여자 홍도네 집에서
객구리(개구리) 뒷다리 뻗듯이 쭈욱 뻗어 버리고 말았다
히히
(그래도 한때는 막걸리 한 주전자하고 반주전자
그러니까 한 되 반을 마시고도 27번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왔다.
오는 도중 길옆 얌전한 곳을 찾아 스스로 엎어졌지만 말이다..)
그때도
술 몇 잔에 눈도 못 뜰 정도로 망가져 가고 있었거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정신은 주변의 소리까지 다 감지할 정도로 더욱 말똥말똥 해지고
남들은 술이 취하면 필름이 끊어 진다는데
어떻게 내 필름은 새 필름 같이 새록새록 해 지니
이게 문제 아닌 문제
어떻게 저런 인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도덕적 해이에
뻔뻔스러움에 주접까지 완전 사이코성 돌연변이에...
방 한 복판에 쭈욱 뻗어 있는 내를 누군가가 구석으로 미는 느낌에...
눈을 뜨려고 했으나 이미 망가진 내 하드웨어는 제어 불능이고...
그런데
미는 느낌 ...
그 느낌이 발로 미는듯한 느낌에 소스라치듯 돌아서는 내 이성
몸은 가눌 수 없지마는 기분 나쁜 분노가 스치듯 지나 가면서
이성은 갑 속에든 칼, 감정은 그냥 그저 취해 잠들고 말았었지
(여기서 자기의 실수를 인정 해야 되는데
- 자신이 바부라는 사실이 들통나다)
부랴부랴 일어나 인사도 없이 도망 가듯 홍도네 집을 빠져 나오니
하늘의 별들도 한심한 듯 따라 오는데...
(오늘밤만은 제발 따라 다니지 마라 별니이임~아!!)
그제야 정신이 뻔쩍 드는 거 있지
시버! 야~ 죠졌다아!
선 보러 갔어 술 쳐 묵고 개구락지 뒷다리 뻗듯이
쭈욱 뻗어 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릴 순 없고.....
...............................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다 큰 자식 알아서 하겠지 하는
부모님의 근심어린 속 마음을 뒤로 하고
내 혼자 전전긍긍 결자해지라고
(결자해지를 한문으로 쓰지 못한다 - 한자 실력 뻥 통도 들통)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하고 또 하고
양가 집안에 오해 없이 기분 상하는 일 없이 체면도 세워주고 하는
묘한 해결 방법을 모색 하느라
밤잠도 설 쳤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아무튼 이런 사태의 배경에는 지금의 집사람이 뒤에 있었다는 사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연한 연둣빛 새싹 같은 첫사랑 그 여인과
목 하 열애에서 갈등 중이었는데?)
그래 좋다! 정면 돌파다
(드응신아 정면돌파가 아니고 비겁한 행동이다)
어느 날
연락도 없이 홍도네 집을 혼자 찾아갔다
홍도를 만났다
대뜸 결혼 하자라는 말을 막무가내로 했다.
(결혼 하자면 하고 말자면 말고 식의 자포자기적인 책임 없는 말)
어리둥절한 그 여자를 뒤로 하고 그냥 와 버렸다
그런데
홍도네 집 답변이 절묘했다,약혼부터 먼저 하 잰다
(앞뒤 분별도 못 하는 내가 손자병법에 나오는
고육지계를 어떻게 쓴다는 말인가? 말도 안된다)
믿지 못 하겠으니 더 두고 보자는 애기인지
정말로 시집 보낼 작정인지 가늠 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이지만
그래도 혼사를 하자는 가슴 철렁한 답변이 아닌 게
이 얼마나 천만다행인가?
나중에 알고 보니
홍도네 집 큰 언니가 선을 본 그 날 선 본 남자랑 외박을 했다 나
그래서 빼도 박도 못하고 혼사를 치를 수밖에 없었던 일로
홍도 엄니가 두고두고 후회 한다는
홍도네 집 전설처럼 내려오는 야그 때문에 홍도의 엄니는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심사숙고 한다는 뜻으로
약혼을 제의 했다 나..그랬다 나 뭐!(핑계)
그렇게 허 접하고 경망스럽게 행동 했는데도
약혼을 제의 받았다는 게 지금 와서 생각 해보니
아마도 홍도네 집에서도 허 접한 인간에게 딸을 줘 봤자
고생만 시킬 거란 뻔한 사실에 어른들 체면도 있고 하니
약혼을 제의 한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이심전심, 가섭존자만 알아 보았다는 부처님의 염화미소)
약혼을 제의 받을 정도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게
신기 하기도 하고 조금은 기분도 좋고 위안도 되고.......
(쯔~쯧 아직도 주제파악 제대로 못 하니 정신 차려라 이 친구야~)
자! 자!
이제는 내도 한숨 돌릴 수 있는 조그마한 빌미가 보인다
내 나이가 스물하고 여덟 올해 결혼 하지 못하면
스물 아홉수에는 혼사를 안한다는 속설 때문에 결혼 할 수 없고
서른은 너무 늦으니 약혼 하지말고
올해 바로 결혼하자는 식으로 설정하고는 계속 밀어 붙였더니
(이게 웬 떡이람!)
신랑 될 사람이 무슨 문제가 있지 않나 하며 더뎌 물음표를 던지면서
(여기서 역시 오래된 생강이 맵고 세상사는 이치나 사람 보는 눈은
연륜과 비례 하지 않을까 하며 홍도 엄니의 마음을
오지 선답형을 만들어 정답이 있는지 내 나름대로 곱씹어 본다
1. 수려하지 못한 외모에 매서운 눈초리 -
옛날 어른들 애기로는 언젠 간 눈 값(꼴 값) 한다는데...
2. 싹수가 노랗타 -
하는 꼬라지(행동)로는 요즘 말로 비젼이 보이지 않는다 뜻
3. 사리분별력이 떨어지는 초록 물고기형(영화제목) 인간
4.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인생 위험수위에 빨간 불이 보인다는 것
(확실한것은 색맹이 아니라는 사실 그러나 못 먹어도 go)
5. 정말 정말로 중요한 것은 중요한 것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추락 하는것은 날개가 있는데 내는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는것)
허걱! 이를 어쩌나 정답을 다 갈켜 줘 버렸네...)
홍도네는 약혼 먼저를 주장하고
허 접한 인간은 결혼 먼저를 주장하고....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앞에두고 약혼먼저 결혼먼저라니
양보는 미덕인데 끝내는 양보도 미덕도 흐지부지 후우~~혼은 났지만
(천만다행?)
결론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독 씼고 장 담그고,
나팔불고 꾕가리 치고,
(지이랄 하고 옘병하고,)
내 생각도 홍도의 생각도 같았다는 걸
그것도 아주 나중에야 눈치 긁었지만은...
그러고도 선을 몇 번 더 봤었으니
첫사랑그 여인과의 갈등이 꽤나 깊어었나 보다
다시 돌릴 수 없는 시간 속에
묻어 나는 기억
홍도야 미안하다
비겁한 인간을 용서 해라
수선화 새순 같은 여자와 사랑에 빠져
눈에 뵈는게 없었단다....
노래: 홍도야 울지마라
그림출처 : 퍼옴
20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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