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북극으로 떠나가리라
철 이른 코스모스가
군데군데 피어 얼굴 내밀고
귀 기울이면 귀뚜라미 소리도 들리는 듯
그대의 마음은 폭염으로 얼룩지고
삐뚤어져 흔들거리는 가을예감에
나는 그대의 미움을 받으며
서럽게 서럽게 떠나가리라
입추도 지났고
말복도 지났는데
떠나지 못해 서성이면
그대의 미움이 더해 질 텐데....
물빛 하늘도 높아 만 가는 듯 한데도
더위는 또다시 뭉게뭉게 피어( 솟아나는 듯...)
거칠어진 대지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파고들면
이제
마지막 남은 한숨까지
불꽃으로 타올라 그대에게 모두 쏟아 붓고
나는 미련도 없이 북극으로 떠나가리라
긴 햇살 속 가을의 길목에서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선선해지면
나는 머리를 풀어 헤치고
흔적도 없이 사라 질 텐데....
아~
나는 꼭 북극으로 떠나가리라
북극의 설원에서 미움에 물든 그대의 마음을
나의 애틋함으로 돌려놓고 말리라
가을이 가고 겨울이오면
그대는 나를 또 다시 기억 하리라 굳게 믿으며
나는 서럽게 서럽게 북극으로 떠나가리라
2007.8.17.더부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던 날
너무 더워서 사랑도 안 하는 날
너무 더워서 개들도 짓지 않는 날
잠시 동안이라도
친구들의 안부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