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秋夕)'
추석(秋夕)은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풍요로운 가을,
햅쌀로 빚은 술과 햇과일, 음식 등을 잘 손질해
천신(天神)·조상에게 차례를 올리는 세시풍속이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때이므로 모두가 새 옷(추석빔)으로 갈아입고
햅쌀밥과 송편을 빚어 가묘(家廟)에 모신 조상 앞에 차례(茶禮)를 지내며
조상의 산소에 성묘(省墓)한다.
산소에 우거진 잡초는 추석 전날 베는 것이 상례(常例)이나
성묘 때 베는 것도 무방한데 이것을 벌초(伐草)라 한다.
벌초도 하고 성묘도 하는 전통이 16 세기 말에 이르러 시작됐다고 한다.
달은 농경생활을 영위하던 전통사회에서 생활력의 원점이자 기준을 이루면서,
우리 선조들의 생활과 생명의 기복이며 리듬을 결정지었다.
달의 명절인 상원(정월 대보름)과 한가위는 농사력의 시작과 결말을 뜻한다.
상원이 달과 더불어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명절이라면
한가위 달은 농경의 수확을 달과 더불어 갈무리하는 명절이다.
안동을 비롯한 경상북도 북부지역은 한가위 명절이 성행하지 못했다.
그것은 이 지역의 자연,지리,생태환경 때문에
한가위 무렵에 햇곡식(쌀)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례도 중구(9.9)에 지냈다고 한다.
차례(茶禮)문화는 도리 곧 예(禮)를 되새겨
조상님과 후손이 함께 경건하게 치르는 전통문화이다.
[추석을 맞이하여 모든 국민들이 원융무애[圓融無碍],
대낮처럼 밝고 둥근달을 바라보면서 생, 사간에 그리웠던 사람들과 함께
떡과 소원을 나누며 경천애인(敬天愛人)하는 우리네 차례문화는
그러므로 또 하나의 지구촌 한류가 되어 마땅하다.]
- 원암 장영주(蔣永柱 64) 국학원 원장의 덕담 -
◆ 추석의 어원 및 유래
추석(秋夕)을‘한가위’라고 하는데 ‘한’이란 크다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란 뜻을 가지고 있어,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란 뜻이 된다.
또 다른 말로
중추(仲秋)는 가을 석 달(초추,중추,종추) 중에 중간 달을 의미하고
절(節)은 우리나라 4대 명절(설날,한식,단오,추석)의 하나인
한가위를 이르는 말로 추석을 의미하고 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신라 유리왕(儒理王) 때 두 왕녀(王女)에게 6부(六部)의 여자들을 반으로 나누어
7월 보름달부터 6부의 뜰에 모여 베를 짜는데,
을야(乙夜)에 이르러서야 헤어지곤 했다.
이렇게 하길 8월 보름날까지 하여 그 성적을 평가하여
진 편은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대접했는데,
이 때 노래하고 춤추며 온갖 놀이를 다 했는데 이를 "가배"(嘉俳)라 했다.
여기서‘가배’(嘉俳)란 말이 나왔고 후에‘가위’란 말로 변했다고도 한다.
["추석(秋夕)"이라는 명칭은
예기(禮記-중국 고대 유가(儒家)의 경전)의 춘조월추석월(春朝月 秋夕月)이란
기록에서 옮겨온 것으로 가배란 신라시대 경주지방의 방언이다 -네이버 백과].
◆ 추석의 절식
- 떡의 종류
"정월 대보름 달떡이요, 이월 한식 송병(松餠)이요, 삼월 삼진 쑥떡이라,
사월 팔일 느티떡에, 오월 단오 수리치떡, 유월 유두에 밀 정병이라,
칠월 칠석에 수단이요, 팔월 한가위 오려 송편(햅쌀로 빚은 송편),
구월구일 국화떡이라, 시월상달 무시루떡, 동짓달 동짓날 새알시미,
섣달에는 골무떡이라"
또 "산중 사람은 칡뿌리 떡, 해변 사람은 파래 떡, 제주 사람은 감자떡,
황해도 사람은 서숙 떡, 경상도 사람은 기정 떡, 전라도 사람은 무지 떡".
삼천리금수강산 방방곡곡도 '떡 타령'이다.
- 오려 송편
특별한 때 아니면 먹을 수 없던 떡 중에서도 추석날 독점 떡은 송편,
추석 차례도 송편 차례다.
아이들은 신이 나 앞 뒷산에 올라 꺾어온 솔가지의 솔잎을 따고,
풋콩과 풋밤을 깐다.
불린 흰쌀을 디딜방아에 찧은 고운 생쌀가루에
미지근한 물로 반죽해서 탄력진 덩어리로 나무함지에 담아두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굵은 밤알 크기로 떼어 두 손바닥으로 궁굴려 반듯이 펴고,
소를 넣고 끝을 접어 손가락 자국이 선명하도록 눌러,
소반 위에 둥글게 또는 한 줄씩 비스듬 눕히면,
질서정연한 그 아름다움은 안식구들의 심미안으로 가늠되었다.
쑥물로, 치자와 지초 우려낸 물로 반죽한 쑥색 송편,
노란 송편, 붉은 송편도 색깔별로 만들었다.
처녀인 고모와 아이 나, 총각인 삼촌과 허물없는 친척들이 끼어들면,
손은 씻었나?
담뱃새 난다 고마 저리 가그라!
저 못내미 보래? 송편 모양이 신랑 모양인데 저래 생긴 신랑 얻고 싶나?
나는 송편 잘 맹글어 너 아제 같은 신랑 만났제!
웃음소리 까르르 까르르. 얼마나 정겹고 푸근하던 풍경이던가.
송편소는 주로 풋콩 풋밤이었지만,
깨소금이나 채친 대추를 넣기도 했고,
장난 삼아 고운 잿가루나 고춧가루도 넣어,
먹는 사람들 골탕 먹이기도 했다.
떡시루에 켜켜이 솔잎 앉혀 쪄낼 때, 구별이 안 되면,
고춧가루송편 잿가루송편이 차례상과 사랑방 어른들께 올려져,
잡수시다가 연발하는 재채기소리와 웃음 참는 소리, 고이연 것들하고!
점잖은 어르신이 골탕 먹을수록 소문은 순식간에 퍼지고,
웃음파도는 골목길에 드높아지곤 했는데.
서울 여자들은 요래 오막쪼막 오동통돌이 신랑 좋아하나?
송편이 왜 다 요모양이로? 하시던 엄마가 그리워져.
아이들이 제 얼굴과 집안에 떡가루를 흐트리던 젊은 날도 서언한데....
유안진-서울대 명예교수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때 > - 서정주
추석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종일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 문어(文魚)
옛날 선비가 글 쓸 때 사용했던 먹물이었다고‘점잖은 물고기’라 여겨
글월 문(文)자를 사용하여 문어(文魚)라고 이름 붙였다.
그래서안동지역에서는 제사상이나
손님을 대접할 때 빼놓지 않고 내놓는 것이 문어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썰어 먹는 문어숙회는
초장에 찍어 자체의 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최대한으로 즐긴다.
커다란 빨판이 오독오독 씹히며 500원짜리 동전 너비보다도
더 굵은 다리는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다.
그래서 숙회에 쓰이는 것은 4~5kg 이상 되는 큰 문어다.
안동에서는 특히 문어가 인기다.
양반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한 이지역에서는 문어요리를
손님상에 대접하는 것을 예의로 여겼을 정도로
빼놓을수 없는 접빈객의 중요 음식이다.
이제는 명절이나 제사상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라
고급스러우면서도 별미인 안동음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안동문어가 되었으면 한다.
◆ 추석의 풍속과 놀이
추석에 행해지는 풍속과 놀이는
벌초(伐草)·성묘(省墓)·차례(茶禮)를 비롯하여 소놀이·거북놀이·
강강술래·원놀이·가마싸움·씨름·반보기·밭고랑 기기·올게심니
보름달 보고 소원빌기 등을 들 수 있으며,
추석놀이들은 단순한 놀이일 뿐만 아니라 풍농을 기원하고
예축하는 신앙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이 중에서 몇 가지를 살펴보면,
- 벌초와 성묘
추석에 조상의 무덤에 가서 여름 동안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 주는데 이를 벌초라 하며
벌초는 후손의 효성표시와 도리로 여겼으며 벌초를 하지 않은 묘가 있으면
불효 자손을 두었거나 후손이 없는 것으로 여겼다.
- 차례지내기
추석 이른 아침에 사당을 모시고 있는 종가(宗家)에 모여
고조(高祖)까지의 차례를 지낸다.
차례 지내는 절차가 설날과 다른 것은 흰떡국 대신 밥(메)을 쓰는 점이다.
- 영양의 원놀이
‘원놀이’란 학동들 중에서 공부를 많이 했고
재치있는 사람을 원님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학동들은 백성이 되어 원님께 소장을 내어 그 판결을 받는 놀이인데,
오늘날의 대학에서 행해지는 모의 재판과 그 성격이 유사하다.
이 때에 현명하고 지혜로운 원님은 사건을 잘 해결하지만
서투른 원님은 백성들의 놀림감이 된다.
장차 과거에 등과해서 벼슬을 하고
백성을 다스려야 할 학동들의 놀이로서는 매우 적격이었다.
- 의성의‘가마싸움’
1900년대 초까지 경북 의성 지역에서 전해오던 서당 학동들의 놀이다.
추석 때 훈장이 차례를 지내기 위하여
고향으로 돌아가 서당을 비우면 놀이가 시작된다.
모처럼 글공부에서 해방된 학동들이 모여서
나무로 가마를 만들며 놀이를 만끽하는 것이다.
- 반보기
추석이 지난 다음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끼리
일자와 장소를 미리 정하고 만나는 것을 반보기라 한다.
옛날에 시집간 여자들은 마음대로 친정 나들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모녀 사이에 중간지점을 정해서 서로 즐기는 음식을 장만하여 만나
한나절 동안 그 동안 나누지 못했 던 회포를 푸는 것이 반보기인 것이다.
- 밭고랑 기기
전라남도 진도에서는 음력 8월14일 저녁에 아이들이 밭에 가서
발가벗고 자기 연령 수대로 밭고랑을 긴다.
이 때에 음식을 마련해서 밭둑에 놓고 하는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그 아이는 몸에 부스럼이 나지 않고 밭농사도 잘된다는 것이다.
- 풋바심
안동을 비롯한 경상북도 북부지역은 이 지역의 자연,지리,생태환경 때문에
한가위 무렵에 햇곡식(쌀)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채 익기 전의 곡식이지만 그래도 잘 익은 곡식을 골라
미리 베어 떨거나 훑는 일을 말하는데.... 이렇게 수확한 곡식으로
햅쌀밥과 송편을 빚어 천신(天神)과 조상에게 차례를 올렸다.
- 올게심니(올베심리)-올베(올벼)란 ‘일찍 수확한 벼
추석을 전후해서 잘 익은 벼, 수수, 조 등 곡식의 이삭을 한 줌 베어다가 묶어
기둥 이나 대문 위에 걸어 두는데 이것을 올게심니라고 한다.
올게심니한 곡식은 다음해에 씨로 쓰거나
떡을 해서 사 당에 천신하거나 터주에 올렸다가 먹는다.
올게심니를 하는 것은 다음해에 풍년이 들게 해 달라는 기원의 뜻이다.
<출처 : 인터넷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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