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찌 그리 못 살고 왔노,
용이가 그러데요.
우찌 그리 못 살고 왔겄노 어매,불쌍한 우리 어매.
팔짜치리하고 살라 카더마는
내 신세가 어매 한세상맨치로 우찌 그리 똑같겄소.
짝도 없고 임자도 없고 어매자식 어매 안 닮고 뉘 닮았겄냐고 했더마는......
너무 보고 저바서 왔소.
용이 사는 울타리라도 한분 보았어믄 싶어서 왔소 어매,
날 미친년아,기든년아 하겄지요?
나도 모르겄소.보고 저바서 미치고 기들겄십디다.나도 모르겄소.
강물은 희번득이고 하늘의 별도 제물에 반짝 거리고,
꺼무한 산허리만이 월선이를 가만히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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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고통스럽고 헤어질 때는 더욱 고통스러웠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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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가소. 이, 이러믄 안 될 기요. 보고 저버서, 어, 얼굴만 보고,
우, 울타리라도 보고, 이러믄 안 될 기요."
"안 될 기이 어디 있노! 아무 안 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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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열과 고통스러움,절정이 지나가고 어둠과 정적이 에워싼다.
용이는 여자 가슴위에 머리를 얹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어둠속에는 신위도 제물도 없고 월선네의 힘찬 무가도 없고
용이 모친과 강청댁의 얼굴도 없었다.
마을도 없고 삼거리의 주막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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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이와 최참판댁 별당아씨가 야반도주한 사건도
용이와 월선이의 사랑 이야기도
토지 1편 전반부에 나오는 아이러니한 러브스토리 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
당사자 들이야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겠지만은
반대로 배신당한 사람들의 비참한 심정을 누가 헤아려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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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년이라고
나이 한 두어살 더 먹었다고
중년에 부는 바람을 승화시켜
중년의 사랑이라고 말 할 수 있는가?
중년의 사랑?
성에 대한 집착인가
삶에 대한 보상인가
인생에 대한 변명인가
중년의 사랑은
사회적 객관성으로 엄밀히 따진다면은 불륜이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라는
외국영화에 나오는 중년을 훌쩍 넘긴 두사람의 러브 스토리나
우묵베미의 사랑 이라는
한국영화에 나오는 유부녀와 총각의 애정행각이나 모두다 ....
차라리
재미 보고 싶다는 말이 더티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조금 더 진솔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면서^ㅎ^
결론은
사랑은 사랑이고 불륜은 불륜이고 재미는 재미다.
남들이야 사랑을 하든지 불륜을 하던지 말던지.....
히히
내는 그저 재미나 보러 가야겠다.
술 한잔 묵고 마누라 몰래......으히히
노래:미인/신중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