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난간머리 희미한 저달아
천년사직 한이서린 일천삼백리
너는 아느냐
아바마마 그리움을 마애불애 심어놓고
떠나신 우리님을
월악산아 월악산아 말좀해다오
그님의 소식을~
금강산 천리먼길 흘러가는 저구름아
마이태자 덕주공주 한만은 사연
너는 아느냐
하늘도 푸끄러워 짚신에 삿갓쓰고
걸어온 하늘재를
월악산아 월악산아 말좀해다오
그님의 소식을~
가수 주현미는 악 소리 절로 난다는 월악산을 목이 메이도록 부르는데
월악산만 울리는 게 아니라 덩다라 우리의 심금도 같이 울린다.
그리고 정비석의 산정무한(山情無限) 끝에서 우리의 가슴을 찢었던,
사랑하는 사람도 뿌리친 마의태자의
별리(別離)와 고뇌(苦惱)를 새롭게 만나게 한다.
태자의 몸으로 마의(麻衣)를 걸치고 스스로 험산(險山)에 들어온 것은,
천년사직(千年社稷)을 망쳐버린 비통을
한 몸에 짊어지려는 고행 (苦行)이었으리라.
울며 소맷귀 부여잡는 덕주공주의 섬섬옥수(纖纖玉手)를 뿌리치고
돌아서 입산(入山)할 때에, 대장부의 흉리 (胸裡)가 어떠했을까?
흥망(興亡)이 재천(在天)이라. 천운(天運)을 슬퍼한들 무엇하랴만,
사람에게는 스스로 신의(信義)가 있으니,
태자가 고행으로
창맹(蒼氓)에게 베푸신 도타운 자혜(慈惠)가 천년 후에 따습다.
천년사직이 남가일몽(南柯一夢)이었고,
태자 가신 지 또다시 천년이 지났으니,
유구(悠久)한 영겁(永劫)으로 보면 천년도 수유(須臾)던가!
노래 : 월악산/주현미
-. 충주 기생 금란(金蘭)
기생들이 철썩 같은 맹세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철새처럼 몸을 옮겨가며
지조 없음을 들어내는 얘기 하나가
가만있는 월악산(月嶽山)을 두고 맹세한
금란(金蘭)이라는 충주 기생으로 인하여 생겨났다.
전목(全穆)이라는 선비가 충주에 가서 금란(金蘭)이라는 기생을 만나
사랑에 빠져 정이 깊어졌다.
그러나 얼마 후 전목은 충주를 떠나게 되어
그녀와 아쉬운 이별을 하면서 서로 다음과 같이 다짐한다.
“비록 소녀가 어리고 연약한 여자이나 저 월악산(月嶽山)이 무너져도
서방님을 향한 일편단심은 결코 변치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철썩 같이 맹세하고 다음날 헤어졌다가 몇 달 후
전목이 기생 금란을 만나려고 충주를 찾아간다.
그런데 이미 금란은
단월역승(斷月驛丞:단월역 책임자)의 품에 안겨 있었다.
겨우 몇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철썩 같은 맹세를 저버리고
딴 사내의 품에 가 있는 금란에 대한 배신 행위가 괘씸하고 화가 치밀어
그는 다음과 같이 그녀의 의리 없고 지조(志操) 없는 것을 묻는 시를 써서
그녀에게 보냈다.
들으니 네가 문득 단월역승 사랑하여
깊은 밤에 역을 향해 분주하게 다닌다지
어느 때 무서운 매 손에 잡고 달려가서
월악산 무너짐 두고 맹세한 말 따지겠다
그런데 금란이 선비 양여공(梁汝恭) 을 시켜 쓴 답시 또한
기생의 마음과 처지를 제대로 표현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쓰레기더미 속에서 장미를 볼 수 없다는 말처럼 기생에게서
무슨 절개를 기대하느냐는 핀잔과 야유가 넘친다.
北有全君南有丞 북유전군남유승
妾心無定似雲騰 첩심무정사운등
若將盟誓山如變 약장맹세산여변
月嶽于今幾度崩 월악우금기도붕
북쪽에 전목 당신이 있다면 남쪽에는 역승이 있지요
내 마음은 정처가 없는지라 구름같이 떠돈답니다
만약에 내 맹세 때문에 월악산이 변한다고 한다면
저 월악산은 아마 지금까지 수도 없이 무너졌을 게요.
출처 :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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