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 이홍섭
천년을 버티고 선
네 건강한 다리를 본다
씨 뿌려도 눈트지 못 할
척박한 이 땅에 뿌리내리고
마디 굵은 손
눈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함구하고 선
앙다문 입술의
네 고집을 본다
허리 펴지 못하는
빈손의 슬픔으로
하늘을 닮고 싶은
스스로를 세워놓고
이지러진 어께
쉬고 있는 세월아
한 자락 바람
머물다 간 자리마다
아픔의 각질
덕지덕지 끌어안고
천년의 무게 지고 선
네 퍼렇게 멍든
가슴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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