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에게 길을 묻다]
               - 이 용 섭 - 
탑에게 길을 묻는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안쓰러움이 우리를 잠 못 들게하던 
탑에게 길을 묻는다
세월의 갈피마다 
숱한 얼굴을 묻어두고 
부끄러운 끈을 잡고 길을 묻는다 
길은 변심한 애인처럼 
자꾸만 돌아눕고 부질없는 세월은 
아픔으로 탑을 쌓는다
어둡고 그늘진 골짜길수록
더 풍성하게 익어가던 
믿음과 사랑의 힘으로 
탑을 쌓는다
날마다 사위어가는 가슴에 
한 층 또 한 층 질척거리는 삶을 
내려놓고 아무도 모르게 
탑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
제 가슴에 입을 대고 길을 묻는다.
    안동 막곡동삼층석탑(유형문화재 제110호) 영화 부베의 연인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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