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라면 늙어도 좋으리 / 하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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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흘러가버린 세월의 강 오십.
내가 벌써'하고 놀라게 했던 마흔,
자식키우랴, 경제적 기반 닦으랴 고군분투하던 30대,
인생이 끝없을 것 같이 착각하고 만용으로 치솟던 20대,
시간이 너무 더디 간다고 느껴지던 10대......
굽이 굽이 보일듯 보일듯 아른거렸다.
어느새 이만큼 흘러와버렸는지 가슴이 쏴-한 바람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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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가 귀엽고 불쌍해서 못 뽑아 정원이 풀밭이 되어도 괜찮겠다.
그렇게 연민의 정이 세상 모든 것에 머물고
생명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으로 대할 수 있다면 말이다.
나만 고집하면서 닫고 있던 마음 열어 놓고,
다 너그러이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는 넉넉함
이 나이에 비례해서 증가한다면 그렇게 나이들어도 좋겠다.
내게 쌓여지는 연륜에 비래해서 사랑도 너그러움도 부자가 되어
그것으로 내 영혼의 강을 가득 채울 수 있다면
비록 미완성으로 늙어가는 인생일지라도 슬프지 않을 것 같다.
- 봉화문학 제10집에서 -
별달거리님이 올리신 "내이름은 나도꽃"이란 글을 보고난후
문득 "이렇게라면 늙어도 좋으리"란 글이 생각이 났습니다
봉화문학 제10집에 실렸던 글입니다.
kt 봉화 창구에 진열되어 있던 책인데 그냥 다 읽어 버렸습니다.
그때 이글을 접하는 순간 정말로 가슴에 쏴-한 바람이 이는것 같아
좀처럼 잊을수가 없었는데 별달거리님 덕에 다시보게되어 기쁩니다
그 기쁜 마음을 님들과 공유 하고 싶어서 뒤적뒤적 거려 보았습니다.
2009.7.14
노래 : 옛동산/조영남
그림 :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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