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초롱
전홍준
별도 없는 밤
돌부리에 채인 마음이 바람에 날릴때
화로바닥에 숨어있는 불씨로 그대는 다가왔네
신기하여라
등걸만 남은 중년에게도
활화산 같은 그리움이 살아 있었을까
고단한 하루를 벽에 걸고
세상에 부대낀 상처를 어루만질 때
그대는 따뜻한 차 한잔이 되어 주었네
지아비 지어미가 아니어서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가 크게 울릴까
평발이라 더 흔들리는 세상에
내 노래가 그대의 혼곤한 잠이 될 수만 있다면
여름내 울던 매미의 허물이 되어도
나는 좋겠네.
중년 - 박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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