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안동 세영두레아파트 담장(2011.5.22)
    훈풍이 불어오는 오월, 산기슭이나 볕 잘 드는 냇가 주변의 골짜기에는 하얀색, 혹은 연붉은 빛깔의 꽃이 여기저기 무리지어 피어납니다. 그 이름도 정겨운 찔레꽃입니다. 가지는 대개 끝 부분이 밑으로 처지고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나 있습니다. 이 찔레꽃이 여러 종류가 있다면 여러분은 깜짝 놀라시겠지요. 좀찔레, 털찔레, 제주찔레, 국경찔레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대부분 하얀 꽃입니다. 하지만 유독 불그레한 꽃이 피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국경찔레입니다. 흔히 찔레나무로도 불렀지요. 1942년 가수 백난아(白蘭兒·1923∼92)가 취입한 노래 '찔레꽃'(김영일 작사, 김교성 작곡, 태평레코드 5028)은 한국인이 언제 어디서나 가장 즐겨 부르는 민족의 노래로 자리잡았습니다. 그 어떤 고난에 시달려 마음이 쓰리고 아플 때, 혹은 고향 생각에 시름겨울 때 우리가 나직하게 읊조리는 '찔레꽃'의 한 소절은 마음의 소란을 차분히 위로하며 쓰다듬어주는 어머니의 다정한 손길로 다가옵니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우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에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동무야 달뜨는 저녁이면 노래하던 세 동무/ 천리객창 북두성이 서럽습니다/ 삼년 전에 모여앉아 베긴 사진/ 하염없이 바라보니 즐겁운 시절아 연분홍 봄바람이 돌아드는 북간도/ 아름다운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꾀꼬리도 중천에서 슬피 울고/ 호랑나비 춤을 춘다 그리운 고향아. ................................. ........................ ................ ◇이동순(시인·영남대 국문과 교수) 노래 : 백난아 원곡 노래 : 경음악

 

 

'허접한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트롱 예쁘게 피었습니다  (0) 2011.05.27
아카시아의 이별  (0) 2011.05.24
월영교의 은행나무  (0) 2010.10.07
안동의 아가페(원이엄마)  (0) 2010.08.29
명옥대  (0) 2010.08.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