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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에게 길을 묻다 이용섭
탑에게 길을 묻는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안쓰러움이
우리를 잠 못 들게하던 탑에게 길을 묻는다
세월의 갈피마다 숱한 얼굴을 묻어두고
부끄러운 끈을 잡고 길을 묻는다
길은 변심한 애인처럼 자꾸만 돌아눕고
부질없는 세월은 아픔으로 탑을 쌓는다
어둡고 그늘진 골짜길수록 더 풍성하게 익어가던
믿음과 사랑의 힘으로 탑을 쌓는다
날마다 사위어가는 가슴에 한 층 또 한 층
질척거리는 삶을 내려놓고
아무도 모르게 탑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
제 가슴에 입을 대고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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