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광으로 본 인맥관리 -
⊙. 인맥관리는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다. “내 사람으로 만드는 인간관계”는 반짝 효과를 발휘하는 일회성 기술이나 쇼가 아니라 지속성을 가지고 유지해야 하는 습관. 인맥관리를 위한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리더가 인맥을 유지하기 위한 5가지 마음을 알아보자. (편집자주) 오늘날 리더의 자질로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무엇일까. 삼성경제연구소가 2007년 8월 경영자 4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EO가 될 수 있는 최고덕목으로 대인관계가 꼽혔다. 업무능력과 자기 반성능력을 당당히 누르고 말이다. 또한 자신을 오늘에 이르게 한 성공 습관에 대해 사자성어로 묻는 질문에 국내 최고경영자 5명 중 1명은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관계를 중시함을 뜻하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을 꼽았다. 즉 성공을 이루는 데 결정적으로 필요한 것이 인간관계라는 의미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인간관계는 씨 뿌리며 경작하는 것이지, 사냥하거나 갈취하는 기술이 아니란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맥을 중시하면서도 소홀히 하는 것이 바로 공감과 교감의 태도이다. Know-how가 아니라 know-who 즉 방법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더 중요한 것은 알지만 정작 내 사람으로 만드는 습관을 익히고 지속하는 것에 대해선 무지하거나 무심하다. ⊙. 하이터치형 리더들의 五感습관 리더들은 따뜻한 인간미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자신의 팬을 만들어내는 습관이 분명 보통사람과 다르다. 카리스마형 리더들은 표면적인 추종자만을 얻지만, 하이터치형 리더들은 (하이터치 리더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교감하여 그것을 표현해 줄 수 있는 공감과 소통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마음으로 열광하는 팬을 넘어 신도를 얻는다. 자신의 광팬 또는 신도를 몰고 다니는 리더들의 공통적인 자질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오감습관이다. 공감과 소통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태도를 가졌으며 이를 꾸준히 익힌다. ‘호감’과 ‘쾌감’을 주고 ‘영감’을 부여하며 아픔을 ‘교감’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오감습관을 익힌 리더들은 주위사람을 내 사람으로 이끄는 남다른 매력을 발휘한다. 자신의 흉금(胸襟), 즉 마음의 자락을 열어놓고, 상대에 대해 기울이는 따뜻한 관심과 배려는, 말 그대로 심금(心琴), 즉 마음의 거문고를 울리게 한다. 상대를 벽창호로 만들면 될 일도 안되지만, 마음의 거문고를 울리면 안될 일도 되게 마련이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충성을 다하는 아군과 신뢰를 표하는 동지들이 많아지니 자연히 성공도 뒤따르게 되는 것이다. ⊙. 인맥의 5광 5심의 법칙 오감습관이 몸에 배인 하이터치형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마음이 먼저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많은 사람이 화투와 인생을 비교하곤 한다. 이를테면 한 번 내놓은 패는 다시 집어들 수 없다는 낙장불입이라든가, 한번 쳐서 두 배의 효과를 내는 일타 쌍피 같은 이야기다. 신뢰를 잃으면 결코 인연을 회복할 수 없고 귀인을 만나면 인생의 반전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일견 통한다고 할 수 있다. 타짜들이 화투에서 5광을 놓지 않듯, 성공하는 리더들이 인간관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5심이 있다. 화투에 비유한 인맥의 5광5심법칙을 알아보자 -. 송학 1광은 1월의 화투장으로 ‘초심’이다 새해의 결심을 꾸준히 지켜가면 안 될 일이 없듯,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어준 인물들을 챙겨라.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른 사람은 반짝 인맥을 누릴망정 오래도록 인맥을 유지하지는 못한다. 학이 남산 위 푸른 소나무를 동경하듯 바라보는 것과 같이, 인생의 감사인물 리스트를 작성하고 늘 되새기며 그들을 높이 치켜 세워야 한다. 즉, 상대에게 감사를 표할 뿐 아니라 그 감사의 마음을 동네방네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해 퍼뜨려라. 그러면, 감사하는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는 당신에게 상대의 마음이 절로 따라오게 될 것이다. -. 벚꽃 3광은 ‘조심’이다 리더들은 벚꽃이 활짝 핀 전성기일수록 자신을 관리하고 늘 조심한다. 조심의 반대는 마음을 놓는 방심이다. 윤은기 중앙공무원 교육원장은 인생에도 짝꿍법칙이 있다고 말한다. “잘나가고 있으면 그만큼 위기의 크기도 큰 법입니다. 인생의 음양법칙이란 게 바꾸어 말하면 짝꿍법칙입니다. 자신이 신나게 살기 위해서는 남을 신나게 해줘야 한다는 것. 이런 인생의 짝꿍법칙을 명심하면 결코 혼자만을 위해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만큼 거둔다는 진리를 명심하니까요.” 변호사 출신의 이진강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가 자녀들의 대학입시를 앞두고 사찰에 가서 혼자 간절히 축원을 하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어딜 갔다 오느냐고 묻더란다. 그 질문에 그는 무심코 대답했다. “큰 애가 고3이잖아. 시험 잘 봐서 원하는 대학 들어가게 해달라고 축원하고 왔지” 그러자 아내는 반색하며 칭찬을 해주기는커녕 언짢은 소리를 했다. “여보 우리 아이만 잘 보라고 기도하면 어떻게 합니까? 다른 아이들도 모두 시험 잘 보게 해달라고 해야지요. 그래야 정말로 우리 아이가 잘 될 수 있습니다.” 이진강 위원장은 머쓱해 하다가 아내가 한 말의 깊은 뜻에 진정으로 동감했다. 혼자서만 잘되겠다고 아옹다옹해서는 결코 멀리 갈 수 없다. 그 이후 이진강 위원장은 송사를 맡을 때도 그렇고, 늘 남을 위해 기도하게 되었다. 그 덕인지는 몰라도 자녀들은 원하는 명문대학에 입학했고, 그가 변호를 맡은 의뢰인들 또한 그 변호를 받고는 편안한 마음을 가진다고 한다. 강한 햇빛에 그을려 그늘이 더 짙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늘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주위에 대해 배려하는 것이 조심이다. 잘 나갈 때 마음이 풀어지지 않게 꽉 잡고 있으라. 그리고 남을 위해 기도하라. 그래야 남도 당신을 위해 기도해줄 수 있다. -. 공산명월 8광은 ‘허심’이다. 8광패를 보라. 빈산을 보름달이 덩그러니 비추는 모습, 어떤 느낌이 드는가. 바로 욕망을 놓고 마음을 비우는 자세다. 공자는 “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이 바로 군자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부귀뿐 아니라 생색과 명예는 인간의 기본욕망이다. 한치도 지지 않으려 하고, 이익을 위해서는 내 머리카락 한 올도 희생하지 않으려고 악을 쓰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인간관계가 무너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욕심, 미련, 생색 때문이다. ‘내가 해준 것이 얼마인데’ 하면 상대는 ‘그깟 쥐꼬리만큼 해주고 생색을 너무 내네’ 하게 고개를 외로 꼬게 된다. 은혜를 입었을 때는 죽을 때까지 잊지 말라고 초심에서 이야기했다. 허심의 단계에서는 반대다. 자신이 은혜를 베풀었을 때는 손을 내민 순간 내민 것 조차 잊어라. 사람이나 자리에 대한 집착을 비울 때 오히려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고 일에서도 더 좋은 기회를 얻는다.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고 베풀라. 앞에선 적자라도 뒤로는 남는 장사다. 욕심을 비워야 사람을 얻을 수 있다. 소가 기 싸움을 벌일 때 머리를 아래로 낮출수록 뿔은 위로 치받게 되어 결국 승리를 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내 마음이 앞서면 야심이 되지만, 상대를 배려하면 진심이 된다. 야심형 인간은 남들이 경계하지만, 진심형 인간은 반갑게 환영한다. -. 오동광은 ‘열심’이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콘텐츠가 없는 사람이 인맥관리에서 성공하기란 힘들다. 인맥의 기본원칙은 윈윈(win-win)이다. 줄 것이 없는 사람은 남에게도 받을 수 없다. 줄 것이 없는 사람은 관계에서 결코 동등해질 수 없거니와 친구도 될 수 없다. 평범한 보통사람은 매력이 없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진짜 인기 있는 사람은 단지 주의를 끄는 것을 넘어 자신의 영역에서 독특한 성취를 이룬 인물이다. 인맥은 재능도 행운도 아니다. 스스로 구축한 역량과 노력과 상대에 대한 기여의 결과이다. 역량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브랜드가 구축되면 좋은 사람들은 자석에 끌리듯 따라온다. 열정만큼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요소는 없다. 매일 힘들다고 죽는 소리를 하기보다는 어디에서든 에너지를 발산하라. 당신이 속한 조직의 브랜드를 만들려면 발품, 머리품, 마음품을 열심히 팔아라. -. 비광은 ‘뚝심’이다 비광은 화투패가 엉망일 때, 가장 먼저 집어 던지는 패라서 싸구려처럼 느껴지지만, 비광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나면 비광을 블루칩으로 다시 보게 된다. 비광의 그림을 보면 우산을 쓰고 있는 선비가 나온다. 오노 도후라는 인물로서 ‘일본의 한석봉’에 해당하는 유명한 서예가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어느 날, 오노는 도무지 진전이 없는 서예공부를 포기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바깥으로 나갔다가 신기한 풍경을 보았다. 수양버들이 땅 끝까지 축축 늘어진 어느 길목에서 개구리 한 마리가 홍수에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실패해서 미끄러지면 또 도전하고, 또 뛰어오르는 그 모습을 지켜본 오노는 ‘개구리만도 못하게 쉽게 포기하려 한’ 자신을 반성하고는 붓글씨 공부에 정진했고 일본 최고의 서예가가 되었다고 한다. 인맥도 그렇다, 첫술에 배부르기란 쉽지 않다. 처음부터 키맨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인맥이 파도처럼 넘치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능수능란해 보이는 인맥의 달인들조차 실은 매번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다만 겉으로 표가 덜 날 뿐이다. 뚝심을 갖고 첫 번째, 두 번째 슈팅을 시도하다가 골을 넣고 차차 자신감을 얻어가는 것이다. 먼저 자기의 처지를 기반으로 가까운 사람과 네트워크를 시도해 보라. 그러면서 성공의 경험을 쌓고 당신은 인맥의 범위를 넓혀갈 수 있다. 김형섭씨는 하버드 대학교 출신의 30대 교육 컨설턴트다. 그는 대학시절 책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과 실제로 사람의 기를 쐬며 만나는 것은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교훈을 얻고자 직접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반응은 묵묵부답 또는 반송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그는 마침내 수백 통의 답신을 받았고, 인생의 교훈도 얻었으며 책도 출간할 수 있었다. 물론 터무니없이 허공에 돌팔매 던지듯 아무데나 들이민 것은 아니다. 우선 대학 앨범을 구해 대학선배부터 접근하고, 다음에는 경영자 명부를 뒤지면서 조금씩 범위를 넓혀갔다. 그러는 동안 일본 경영자와 친해져 교우도 나누고 또래의 친구도 소개받아 사귀고, 빌 게이츠의 이메일도 받을 수 있었다. 만일 그가 힘들다고,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도전을 포기했다면 오늘날의 열매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키맨과의 관계 구축뿐 아니라 직장내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매일 사표를 내고 싶게끔 하는 상사, 요리조리 핑계를 대면서 말을 안 듣는 뺀질이 부하직원 등에게 일일이 불평불만을 품기보다 그들을 감동시킬 뚝심의 전략을 적용해보자. 이처럼 5광패를 꽉 붙잡고 실천하면, 조직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행복한 인맥의 타짜가 되어 있지 않을까? 김성회 IGM 교수 swkim@igm.or.kr - (친구의 메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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